서른의 결심
서른을 눈앞에 둔 민수는 이제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친구들은 하나같이 연애를 하고, 결혼을 준비하고, 심지어는 아빠가 되는 친구도 생겼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자신은 한 번도 제대로 된 연애를 해 본 적이 없었다. 민수는 이를 악물고 다짐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연애를 해보겠다고.
그런 민수의 결심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바로 '소개팅'이었다. 대학 동기 영호가 민수를 안쓰럽게 여긴 나머지 마련해준 자리였다. 영호는 "그녀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 너 같은 초보에게는 딱 맞을 거야."라며 거듭 강조했다. 민수는 자신감 반, 불안감 반으로 그 소개팅 자리에 나갔다.
그리고 마주한 그녀, 지유. 첫인상부터 뭔가 다르다는 걸 민수는 느꼈다. 긴 머리를 묶은 모습이 차분하면서도 세련됐고, 그녀의 미소는 따뜻하고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민수가 가장 압도되었던 것은 그녀의 태도였다. 지유는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나듯 자연스럽게 민수를 대했다.
어색한 첫 만남
"안녕하세요, 민수 씨. 기다리셨어요?"
지유의 상냥한 말투에 민수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아니요. 저도 방금 도착했어요."
그녀는 민수의 손짓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민수는 긴장된 손을 어떻게 할 줄 몰라 어색하게 주먹을 쥐었다 풀었다 했다. 그 모습을 본 지유는 민수를 흥미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미 민수가 연애 초보라는 것을 직감했다. 경험이 많은 사람은 알 수 있는 미묘한 기운이었다.
"민수 씨는 소개팅 많이 해보셨어요?" 지유가 물었다.
민수는 순간 멍해졌다. 거짓말을 할까, 아니면 솔직하게 말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곧 얼굴을 붉히며 고백했다. "사실... 이번이 처음이에요. 소개팅도, 이런 자리도요."
지유는 예상했다는 듯 웃음을 참았다. "그래요? 그럼 오늘은 제가 민수 씨의 연애 선생님이 되겠네요?"
민수는 그 말에 당황했지만, 이상하게도 그녀의 솔직함에 안도감을 느꼈다. 지유의 유쾌한 태도 덕분에 분위기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민수는 마음속 깊이 느꼈다. 이 자리는 그냥 어색한 소개팅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민수는 자신도 모르게 연애 경험이 없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소극적이었던 성격, 타이밍이 맞지 않았던 과거의 짝사랑들,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두려움. 지유는 그런 민수의 이야기를 조용히, 그러나 관심 있게 들었다.
"그런 경험이 있었군요. 근데 민수 씨, 제가 보기에 민수 씨는 충분히 매력적이에요. 그냥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을 뿐이에요." 지유는 부드럽게 말했다.
민수는 처음으로 자신의 연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았다. 그녀의 말은 그냥 위로가 아닌, 진심처럼 느껴졌다. 지유의 시선에는 거짓이 없었다. 그 순간 민수는 무언가 변화하고 있음을 느꼈다. 자신도 연애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지유는 민수에게 말했다. "오늘은 우리가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날로 생각해요. 부담 갖지 말고요. 그리고 앞으로 제가 도와줄게요. 연애가 어렵지 않다는 걸 느끼게 해줄게요."
민수는 그 말에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유와의 첫 만남은 민수가 상상했던 것과는 달랐다. 그저 연애 경험이 많은 사람과 초보의 만남이 아닌, 서로 다른 세상을 살아온 두 사람이 조금씩 하나의 세계로 다가서는 첫걸음이었다.
민수는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연애는 자신이 꿈꾸던 것보다 조금 더 복잡하고, 조금 더 기대되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그것이 설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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